[박재항의 反轉 온라인 슬롯] 새들은 가짜다

[박재항의 反轉 온라인 슬롯] 새들은 가짜다

  • 온라인 슬롯 대기자
  • 승인 2025.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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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멤비스에 설치된 옥외온라인 슬롯 (출처 위키피디아)
2019년 멤비스에 설치된 옥외온라인 슬롯 (출처 위키피디아)

[ 매드타임스 온라인 슬롯 대기자]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대통령 취임식이 미국 시각으로 2025년 1월 20일 거행되었다. 8년 전에 그가 처음 취임했을 때만큼 미국 사회가 시끄럽지는 않다. 어떻게 할 것이라는 사실을 뻔히 알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한편으로 반대 세력이 허탈감에 빠져 체념 상태인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트럼프가 첫 번째 임기에서 물러나기 직전인 2021년 1월에 당시로써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건이 일어났다. 트럼프가 사주하다시피 한 정황이 드러나고, 트럼프의 정치 인생은 끝났다고 대부분 사람과 정치 평론하는 이들이 입을 모았다. 심지어 대통령 트럼프를 배출한 공화당의 일부 인사들까지 탈당하고, 트럼프를 공공연하게 비난했다. 그랬는데도 이렇게 다시 대통령 자리에 오르니 반대파들이 저항할 힘조차 없는 상태라는 말도 이해가 간다.

트럼프 1기가 공식 시작한 2017년 1월에는 그렇지 않았다.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를 포함하여 미국 곳곳에서 트럼프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 남부 테네시 주의 가장 큰 도시인 멤피스에서도 트럼프의 취임식 바로 다음 날인 2017년 1월 21일에 트럼프가 벌인 성희롱 사건과 여성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와 태도 등을 비난하는 여성들의 행진이 있었다. 보수적인 동네여서 그랬는지, 트럼프를 지지하는 시위대도 나서서, 두 편이 대립하는 양상이 펼쳐졌다. 심리학을 공부하는 대학생이었던 피터 맥킨도(Peter McIndoe)는 멤피스에 사는 친구에게 놀러 왔다가 시위 광경을 보고 자신도 그냥 그 대열에 끼고 싶었다. 주장을 쓴 플래카드나 피켓을 든 시위대를 보고, 자신도 무언가를 쓴 종이판이라도 들고 나가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방에 있던 포스터 뒷면에 순간 생각나는 걸 갈겨 썼다.

‘Birds Aren’t Real’(온라인 슬롯 가짜다).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마치 한국의 탄핵 시위에서 ‘전국집에누워있기연합’, ‘새우만두노조’, ‘강아지발냄새연구회’ 같은 깃발을 만들어 나가는 것과 같은 종류의 장난이었다. 피터 맥킨도가 뜬금없이 쓴 ‘온라인 슬롯 가짜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판을 든 사진이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었다. 사람들이 거기에 이야기를 덧붙이기 시작했고, 피터 맥킨도는 그것을 정리했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왔다.

  • 1959년에서 1971년 사이에 미국 연방정부는 모든 새를 죽이고, 드론과 같은 로봇 새로 대체했다.
  • 로봇 새 안에는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다.
  • 온라인 슬롯이 전깃줄 위에 앉아 있는 건, 배터리 재충전을 위해서이다.
  • 존 에프 케네디는 온라인 슬롯 살해에 반대하여 암살당했다.
  • 온라인 슬롯의 눈은 카메라로 인간들을 감시하고, 촬영하고 있다.

온라인 슬롯의 눈을 가지고 카메라 운운하는 데서 애플이 2024년 7월에 개인정보 보호를 기치로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대단위로 집행했던 광고를 연상케 한다. 매드타임스에서도 자세하게 소개했었다.(참고[해외 크리에이티브] TBWA\MEDIA ARTS LAB, 애플 '사파리'의 강력한 프라이버시 기능 강조한 "'Flock" 론칭)위의 온라인 슬롯 실제 영상에서는 자막으로 나오지 않지만, 애플에서 유튜브에 올린 한국어 번역 영상의 공식 제목은 ‘당신도 모르는 새’로 달렸다.

광고에서 새 모양을 한 로봇들이 정보를 훔쳐보는 정도를 넘어서 사람들을 공격하기까지 한다. 매드타임스 기사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새들이 갑자기 인간을 공격하는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를 머리에 담고 만들었을 것이다. 애플의 광고도 섬뜩한 느낌을 준다. 그 반발인지 아재 개그 식으로 ‘the bird even you don’t know’로 틈의 ‘새’를 조류(鳥類)의 ‘새’로 바꿔보고는 혼자 낄낄거렸다. 그런데 사람들은 ‘모르는 새’가 너무 많다. 보통 사람이 이름을 댈 수 있는 새가 몇 종류나 되겠는가. 아는 새 이름이 두 자리가 될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그런 관점에서는 온라인 슬롯 가짜라는 말이 맞을 수도 있고,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도 하겠다.

2017년 트럼프 취임 직후에 나온 ‘온라인 슬롯 가짜다’라는 낙서에서 출발한 음모론을 가지고 노는 이들이 늘어났다.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 진실을 밝힌다며 ‘Birth Truther’라고 한 이들을 비꼬아, 자신을 ‘Bird Truther’라고 불렀다.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피터 맥킨도는 문구를 새긴 밴을 몰고 미국 전역을 돌았다. 공연처럼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함께 놀았다. 절정은 그해 여름 뉴욕 맨해튼의 워싱턴 스퀘어 공원에서였다. 무려 2천 명이 넘는 이들이 몰려서 ‘온라인 슬롯 가짜다’, ‘연방정부는 비밀을 공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3~4년 놀아 젖힌 피터 맥킨도는 코로나 19로 바깥에서 놀기도 힘들고, 장난도 시들해지며 누구나 아는 반전의 한 마디를 날렸다. ‘서로 연기하며 논 거죠(role-playing together)’.

출처 birdsarentreal.com
출처 birdsarentreal.com

우리로 치면 아래와 같은 말이었다. 예전 대통령이 했던 말인데, 지금 다시 뜰 조짐이 보인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줄 아시죠?”


온라인 슬롯온라인 슬롯 대기자, 서경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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