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드타임스 박재항 대기자]한글날이 수요일로 끼어 있어 중간에 숨 한 번 고르게 했지만, 학교와 외부 강의에 더하여 자문 회의까지로 매우 피곤한 한 주였다. 금요일 마지막 일정이었던 회의 장소로 가는 중간에 광화문 교보문고가 있었다. 피곤한 나 자신을 위해서 심심풀이 가벼운 읽을거리를 사기 위해 들어갔다. 종로 쪽 입구의 회전문으로 들어가자마자 바카라 꽁 머니이 줄을 서 있고, TV와 사진 카메라들이 곳곳에서 바삐 돌아가고 있었다. 어느 작가의 사인회가 열리나 싶었고, 혹시나 트렌드 책의 저자인 친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바카라 꽁 머니 사이로 보이는 광경을 보면서 알아차렸다. 한강 작가의 특별 매대가 차려져 있었다. 바로 그 전날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있었다.
인증사진과 영상을 찍는 이들 사이로 교보문고의 직원들이 바삐 한강 작가의 책을 나르고 있었다. 새 책들을 가져다 놓는 대로 바카라 꽁 머니이 집어 들었고, 재고가 얼마 될지 괜히 걱정되었다. 수상 발표가 있었던 일주일 동안에 한강 작가의 책이 3대 책 판매 유통사를 통해서만 100만 부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발표 다음 날의 대형 서점 풍경을 직접 보고, 이후에 쏟아지는 작가의 책 판매 열풍 관련 기사를 보면서 불쑥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팔린 한강 작가의 책을 완독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저렇게 팔린 책 중 완독 되는 책들의 비율은 얼마일까?
몇 년째 처가 참가하는 한시(漢詩) 전공자들의 스터디 모임이 있다. 처가 참가자들에게 물어본 즉, 문학을 전공하는 그들 중에서도 한강 작가의 책을 읽은 이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그들은 부끄러워하면서 전공에 맞게 작가의 시집부터 읽어보겠다고 했단다. 부끄러움은 문학 전공자로서 도리를 지키지 못했다고 한 것이었다. 보통 바카라 꽁 머니이야 안 읽었다고 부끄러워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비판하려면 그래도 읽고 해야 하지 않을까.
작가의 수상 소식에 대부분 바카라 꽁 머니이 축하와 찬사를 보내는데, 수상자가 작품에서 한국 현대사를 왜곡했다며 비난하는 이들이 있었다. 급기야 그들 중 몇몇은 노벨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을 규탄한다며, 스웨덴 대사관 앞에 가서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까지 했다. 그들 중에 한강 작가의 책을 읽은 이는 몇 명이나 될까 궁금해졌다. 읽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는 중요하지도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면서 비난 소리에만 열을 올리는 경우를 예전에 봤다.
2018년 4월 미국 CNN에서 제이크 태퍼(Jake Tapper)란 중견 언론인이 그보다 훨씬 젊은 여인을 인터뷰하는 중의 네 장면을 찍은 사진들이 화제가 되었다.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 방향으로 각 장면을 자막과 함께 보자.

"그 책은 외설적이에요. 보면 말이죠, 그가 스스로 믿음을 저버리고 있어요."
첫 번째 사진에서 여성이 하는 말이다. 여기서 그(he)는 전(前) FBI 국장으로 트럼프에게 쫓겨난 제임스 코미(James Commey)를 말한다. 그가 낸 책에 당연히 트럼프에 대한 비난이 들어가 있는데, 그를 두고 저렇게 말하는 여성은 로나 맥다니엘(Ronna McDaniel)이라고, 당시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장이란 꽤 무게 있는 자리를 맡고 있었다. 맥다니엘의 전임자는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백악관 비서실장이 되었다. 아무리 성별과 나이가 상관없는 편인 미국이라고 해도 1973년생의 여성이 그런 높은 자리로 가면서 화제가 되었다.
맥다니엘의 할아버지는 두 차례 미시간 주지사를 지내고 닉슨 행정부 시절에 장관도 지냈다. 그녀의 작은 아버지는 지난 2016년 선거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서려고도 했던 매사추세츠 주의 주지사인 밋 롬니이다. 그러니까 정치계의 금수저 출신인 셈이다. 그녀는 트럼프에 대한 맹목적이고 거칠 것 없는 충성심을 보이고 있다는데, 인터뷰에서 하는 말만 봐도 알 수 있다. 거짓 정보를 뿌린다며 코미에 대해서만 비난하고, 더한 말을 하고 다니는 트럼프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하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트럼프의 거짓말에 대한 보도는 다 언론이 왜곡한 것이라고 강변하며, 코미의 책에 대해서 저렇게 말했다. 인터뷰어인 태퍼가 물었다.
"그 책을 읽었나요?"
당연히 지나가는 식으로 물어보는 말인데, 맥다니엘이 표정도 거의 바뀌지 않은 채 대답한다.
"아뇨, 읽지 않았어요."
그 대답을 듣고 태퍼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짓는 게 딱 잡혔다.
다시 한번 궁금해진다. 노벨상에 반대하며 스웨덴 대사관으로 달려가는 반전의 행동을 보인 그 인사 중, 한강 작가의 책을 읽은 바카라 꽁 머니은 몇 명이나 될까? 과연 있을까?
바카라 꽁 머니바카라 꽁 머니 대기자, G_BAT대표, 서경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