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Japan] 고객의 크랩스 포인트 (Pain Point)를 읽어라.

[Trend Japan] 고객의 크랩스 포인트 (Pain Point)를 읽어라.

  • 양경렬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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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랩스

[ 매드타임스 양경렬 칼럼니스트]마케팅에서 크랩스 포인트라고 하면 소비자가 일상생활이나 특정 활동에서 느끼는 불편함이나 어려움을 말한다. 다르게 표현하면 소비자가 겪는 고통이나 문제점으로, 이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기업에 대한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이러한 크랩스 포인트는 소비자가 "돈을 들어서라도” 해결하고 싶어 하는 의식적으로 고민하는 문제나 곤란한 상황을 의미하기 때문에, 크랩스 포인트를 잘 이해하면 성공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필요 (니즈)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니즈 (Needs)"란 사람들이 잘 살거나 만족을 느끼는 데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을 말한다. 크랩스 니즈를 찾아내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하는 것이 발명으로 이어진다. 크랩스 니즈를 이해하면 기업이 사람들이 구매하고 싶어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으며 고객을 유치하고 판매를 증가시키며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신규 사업에서는 "고객 니즈"만으로는 부족하다.

신규 사업 아이디어는 고객 니즈를 넘어서는 "크랩스 포인트 (Paint Point)"에서 나와야 한다. 크랩스 포인트란 "돈을 지급해서라도 해결하고 싶은 문제"이다. "크랩스"은 고통을 의미하며, 고객들은 그 고통을 없애기 위해 돈을 지급한다. "고객의 크랩스 포인트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는 시각으로 신규 사업을 진행하면, 고객이 선택하는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크랩스 포인트는 "돈을 들어서라도 해결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매출을 증가시키거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신규 사업 아이디어라도 "크랩스"을 해결할 수 없다면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없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돈을 지급해서라도 해결하고 싶은 "크랩스"이 있어야만 신규 사업 아이디어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니즈를 더욱 깊이 파헤쳐야 크랩스 포인트가 보인다.

쿡두 (CookDo): 대충 요리하는 사람이라고 취급당하고 싶지 않은 사람

아지노모토가 판매하는 쿡두는 육류나 채소에 넣기만 하면 본격 중식 요리를 만들 수 있는 페이스트 형태의 소스이다. 일본에서 1978년에 본격적인 중국 요리의 맛을 가정에서 맛볼 수 있는 혼합 소스로 출시된 롱런 제품으로 15~20분 정도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조리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출시되었고 중식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는 정통 중화요리를 집에서 손쉽게 만들어 즐기는 중화요리용 소스로 소개되었다. 이 제품은 시간 절약 요리로서 급속히 시장을 확대하였다. 맞벌이 부부 등으로 요리에 할애할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간편하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이유이다.

하지만 요리 자체의 수고를 덜어주는 것만으로는 냉동식품이나 즉석 반찬으로도 충분할 것인데, 그런데도 쿡두가 연간 약 500억 엔의 매출을 올리면서 이렇게 큰 시장 규모를 형성한 이유는 주부의 크랩스 포인트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냉동식품이나 즉석 반찬을 사용하면 가족에게 "대충 하고 있다"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직접 요리를 하자니, 맞벌이로 지쳐 있는 데다 시간도 부족해 어려운 상황이다. "대충 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지만 직접 요리할 시간은 없다." 이것이 주부의 크랩스 포인트였던 것이다. 이 크랩스 포인트에 대해 쿡두는 재료를 썰어 넣기만 하면 요리가 완성되는 해결책을 제공하였다. 주부에게 "채소 등의 사전 준비를 했다"라는 느낌을 주어, 대충 한 것이 아니라는 만족감을 주면서도 "시간 절약"을 실현한 것이다. "엄마가 요리해 줬다", "아내의 손맛"이라고 생각하게 하고 싶으므로, 주부는 이 크랩스 포인트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성공한 제품이지만, 한국에서는 상황이 다른 것 같다. 아마도 한국 주부와 일본 주부의 크랩스 포인트는 다르지 않았을까?

주부의 ‘크랩스’을 찾아 성공한 쿡두
주부의 ‘크랩스’을 찾아 성공한 쿡두

페브리즈: 빨래하기 싫어하는 사람

P&G에서 판매하는 페브리즈 (Febreze)의 진짜 고객은 누구일까? "깨끗하고 청결한 집에 사는 사람"이나 "깔끔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침대나 바닥에 낡은 옷이 파묻혀 있는, 방이 어지럽혀져서 "정리를 잘 못하는 사람"이 헤비 유저이다. “냄새는 없애고 싶지만, 빨래는 하고 싶지 않다.”, 이 '빨래'라는 행위가 크랩스(고통)이다. 빨래하고 싶지 않은 사용자는 지금까지 그 고통을 참고 있었다. 여기에 "페브리즈"가 등장해서 "빨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크랩스 포인트를 “한 번 뿌리기만 하면 된다”라고 하는 해결책으로 한 방에 고통을 해결한 것이다.

미국에도 고객의 크랩스 포인트를 해결해서 성공한 사례가 있다. 달러 세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은 면도기 구매의 높은 비용과 불편한 구매 경험을 고객의 크랩스 포인트로 파악했다. 그들은 서브스크립션 (Subscription, 구독 기반 서비스)을 제공하여 고품질의 면도기를 저렴한 가격에 고객의 문턱까지 배송하여 구매 프로세스를 간편화하고 고객들의 시간과 돈을 절약했다.

우리나라에는 마켓컬리가 있다. 마켓컬리는 바쁜 도시 소비자들의 시간이 제한적인 식료품 쇼핑에 대한 고민을 해소하여 인기를 얻은 한국의 온라인 식료품 배송 서비스이다. 고품질의 신선한 농산물과 고급 식품들을 선별적으로 제공하며, 당일 또는 익일 배송 옵션을 제공한다. 이러한 편리성과 품질에 중점을 둔 서비스로 인해, 마켓컬리는 많은 한국 소비자의 선호도를 얻고 있다.

신규 사업 아이디어의 씨앗 "크랩스 포인트"는 찾기

신규 사업의 씨앗은 고객의 "니즈"가 아니라 "크랩스 포인트"에 있다. 그리고 고객의 크랩스 포인트를 찾으면 신규 사업 아이디어가 계속 나올 것이다. 그러나, 크랩스 포인트를 찾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이야기 아니다. 왜냐하면, 크랩스 포인트는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번 크랩스 포인트를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을 제공한다면, 큰 비즈니스 기회가 된다. 게다가 한 번 사용하면 계속 사용하게 되어 크랩스 포인트를 해소해 주는 제품은 중독성이 있어서 결국은 롱 히트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크랩스 포인트를 찾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고객의 시각에서 분석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아프다고 느끼는 것을 "아프다"라고 인지해야 한다. 아프다고 느끼지 않으면, 그곳에 "크랩스 포인트"가 있다는 것에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규 사업 아이디어로 고민 중이라면, 니즈를 찾는 것보다 고객의 크랩스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거기에 큰 기회가 숨어 있다.


양경렬나고야 상과대학 (Nagoya University of Commerce and Business)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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