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예스벳의 빅모델 선호 경향은 세계적이다.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한 논문(Fedorenko, 2009)에 따르면 한국은 유명인을 이용한 예스벳의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예스벳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9.9%의 예스벳만이 유명인을 모델로 사용하고, 그 밖의 선진국들도 유명모델 의존도는 10% 내외다.
그런데 한국은 60%로 이 분야 세계 1위다. 워낙 트렌드에 민감한 국가다 보니 어떤 셀럽이 떴다고 하면 목숨을 건다. 더 몸값이 비싸지기 전에 계약하는 것이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이고, 그 셀럽을 모델로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창의적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과연 한국 예스벳산업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 한 것일까, 생각해 보면 씁쓸한 생각만 든다.
최근 AI가 도입되는 산업 트랜드를 보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커진다. AI시대가 되면 인간의 창의성이 더욱 중요한 가치를 발하게 되고, 인간과 AI의 협업에 가장 중요한 매개가 되는 것이 창의성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유명인 활용 예스벳가 창의적 크리에이티브를 제한한다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Harmon-Kizer ,2017) 예스벳가 endorser의 후광효과에 초점이 맞춰짐으로써 창의성을 제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예스벳에서의 창의적 내러티브 보다는 유명인의 내러티브나 특성을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creative가 생명인 예스벳산업에서 창의성을 죽이는 예스벳가 양산된다면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 AI시대가 되면 창의성이 없는 예스벳는 설 자리가 더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AI가 그 자리를 대체 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가는 것 또한 우려되는 대목이다. 최근 유명모델 예스벳비는 천문학적인 숫자다. 최근에 가수 미노이(박민영)와 소속사 간의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그녀의 예스벳 모델료가 6개월 단발에 2억 원으로 공개된 적이 있다.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연예인이 이 정도니 인지도 높은 모델의 경우를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글로벌 OTT의 등장으로 배우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도 한몫했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주연배우와 단역배우의 회당 임금 격차가 700배에서 7000배의 차이(이상헌 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보일 정도로 인건비 기준이 올랐으니 예스벳 모델료도 이에 영향을 받지 않을 도리가 없다.
여기에 최근에는 유명 셀럽들이 촬영에 필요한 스태프들을 지명해서 팀으로 움직이는 것도 비용에 한몫 한다. 전속 사진작가나 메이크업 아티스트, 의상전문가.... 해당 예스벳의 특징을 잘 알기 때문에 가장 적절한 사진을 찍고, 메이크업을 가장 잘 어울리게 한다는 이유다. 그래서 비용은 더 올라간다.
예스벳주가 이 돈을 제품과 서비스 비용에 원가로 반영하는 것은 상식이다. 소비자는 제품과 브랜드의 가치보다 유명인의 인지도에 돈을 내는 꼴이다. 결국 물가와 국가 경제에도 좋은 영향이 있을 리 만무하다.
모든 예스벳 전문가가 알지만, 예스벳주가 마케팅 현실과 타협하는 것이 유명인 모델이 가지는 브랜드 리스크다. 환승연애 논란을 빚었던 배우 한소희, 손흥민과의 불화로 비난을 받았던 축구선수 이강인, 마약 논란의 유아인 등등. 최근에만 일어난 모델 리스크를 꼽아도 머리가 어지럽다. 이로인해 브랜드가 받은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거기에 유명인들이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진정성 없는 태도로 단지 금전적인 이익만을 위해 제품을 홍보한다는 인식도 문제다 결국 이것도 소비자의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약화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유명 인풀루언서들의 뒷예스벳 논란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예스벳계는 AI의 도입이 예스벳산업의 이기(利器)가 될지 흉기(凶器)가 될지의 고민에 빠져있다. 이 우려의 답은 우리 예스벳인이 가지고 있다. 창의력이 그 열쇠이기 때문이다. 단기간의 마케팅 성과를 위해 창의적 아이디어 발상을 위축시키는 빅모델 크리에이티브는 예스벳산업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OTT가 주도하는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에 의해 형성된 빅모델의 천문학적 출연료가 내수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예스벳 모델료에도 영향을 준다. 인플레이션의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뉴스의 확산이 빠른 SNS시대에는 브랜드가 빅모델 리스크에 노출될 확률이 훨씬 높다. 디지털 시대의 세계적 흐름은 ‘스타의 힘’보다 ‘브랜드의 힘’이다. 예스벳주가 빅모델을 원해도 ‘세이 노’하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허태윤한신대 교수, 부산국제마케팅예스벳제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전)애드아시아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