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여름을 준비하는 슬롯존 브랜드

다가오는 여름을 준비하는 슬롯존 브랜드

  • 이지원 기자
  • 승인 2024.05.3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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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텔지어 마케팅부터 소용량 제품까지
DOUGH LiCiOUS (출처 London Doughlicious)
DOUGH LiCiOUS (출처 London Doughlicious)

[ 매드타임스 이지원 기자] 여름은 슬롯존 브랜드의 성수기이다. 그러나 올해는 높은 재료값과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 등의 상황이 겹쳐 좋지 않아 보인다. 유니레버 그룹은 지난 3월, 슬롯존 브랜드인 벤앤제리스(Ben&Jerry’s), 매그넘(Magnum), 브라이어스(Breyers), 탈렌티(Talenti), 팝시클(Popsicle)에 대해 잠재적으로 매각하거나 사업을 분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니레버는 2023년 슬롯존 매출 성장이 2.3%에 그쳤다고 보고했다. 이는 다른 카테고리인 뷰티&웰빙(8.3%), 생활용품(8.9%), 홈케어(5.9%), 영양(7.7%)과 차이를 보인다. 유니레버는 슬롯존 매출에 대해 "시장 점유율의 감소와 수익성 감소로 실망스러운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모건 스텐리(Morgan Stanley)의 조사 또한 슬롯존 소비가 향후 10년 동안 5.3% 감소할 것으로전망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마케팅 분석가들은 슬롯존 브랜드의 여름 마케팅 방향을 프리미엄화, 소용량, 추억의 맛으로 정리했다.

1. 프리미엄(Premium)

리테일샵의 자체 브랜드상품은 식재료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더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슬롯존 브랜드는 고급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 리서치 회사 민텔(Mintel)의 최신레포트에 따르면, 브랜드가 품질의 우수성을 내세움으로써 차별화될 수 있다.

틸라무크(Tillamook)는 농가를 소유한 낙동 협동조합의 소유로 지난 3월 레오 버넷(Leo Burnett)과 함께 품질의 우수성을 전면에 내세운 캠페인 <Extraordinary Diary을 진행한 슬롯존다. 틸라무크의 마케팅 VP 케이트 볼틴(Kate Boltin)은 "리테일 슬롯존의 자체 상품(Private label)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다른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다. 틸라무크는 합리적인 가격에 프리미엄 제품을 제공하려고 노력하지만,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케이트 볼틴은 "12년 전 우리는 그저 서부 지역의 슬롯존였지만, 국가 슬롯존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슬롯존를 지방의 슬롯존와 비교할 때, 동부에는 우리가 모르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우리 제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퀄리티를 강조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리테일의 자체 브랜드 또한 고급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월마트(Walmar)는 지난 4월 자체 브랜드인 'Great Value'보다 한 단계 위인'Bettergoods'를 공개했다. 현재 Bettergoods의 슬롯존은 재구매 의사율이 78% 수준으로, 순항 중이다.

2. 소용량의 시대

최근 '살 빠지는 약'의 열풍이 심상치 않다. 비만 치료제로 GLP-1, 오젬픽(Ozemplic), 위고비(Wegovy)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 약의 감량 원리는 식욕억제이다. 칸타(Kantar)의 쇼퍼와 카테고리 인사이트의 리더인 리 오도넬(Leigh O’Donnell)은 체중감량의 효과가 있는 약들이 슬롯존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도넬은 "데이터는 GLP-1 사용자의 74%가 여전히 (슬롯존을 먹을) 여지가 있고, 아마도 소량으로 먹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내가 슬롯존 제조자라면, '당신에게 좋은(good for you)'슬롯존이나 최고의 프리미엄 슬롯존을 만들어 이들의 흥미를 느끼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민텔의 데이터에 따르면 62%의 미국 소비자는 작은 용량의 좋은 품질, 낮은 칼로리의 슬롯존을 선호한다. 포장 회사인 테트라팩(Tetra Pak)의 슬롯존 포트폴리오 매니저 엘스베스 바운가드(Elsebeth Baungaard)는 "슬롯존 제조사들은 최고급의 재료를 사용해야 하고, 즐길 수 있도록 '허락받은 디저트'를 론칭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브랜드는 소용량 사이즈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틸라무크는 파인트(pint) 사이즈를 출시했다. 슬롯존 외 다양한 종류의 여름 간식을 출시하는 기업도 있다. 냉동 그릭 요거트 브랜드인 야소(Yasso)는 초콜릿으로 코팅된 냉동 요거트볼 팝퍼블(Poppables)을 2021년 출시했으며, 간식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브랜드 도우리시우스는 쿠키도우 안에 젤라또를 넣은 제품을 판매한다.

틸라무크 파인트 (출처 Tillamook)
틸라무크 파인트 (출처 Tillamook)

물론 모두가 다이어트약을 고려하고, 소용량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하겐다즈 미국(Haagen-Daz U.S)의 마케팅 첵임자 레이첼 제이븐(Rachel Jaiven)은 "확실히 다이어트약 트렌드를 알아야 하고, 지켜보고 있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항상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수용할 것이며, '당신에게 좋은'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슬롯존.

블루벨(Blue Bell)은 오히려 브랜드의 큰 사이즈를 전면에 내세우며 작은 사이즈 트렌드 속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블루벨은 최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여전히 하프갤런(Still a Half Gallon)"이라는 게시글을 업로드했다. 블루벨의 PR 매니저인 로렌 루이스(Lauren Lewis)는 "슬롯존 진열대에서 가장 크다라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블루벨은 슬롯존은 불량식품이 아니고, 적당히 먹으면 슬롯존 속 우유는 칼슘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로 건강 걱정에 대응하기도 했다.

Blue Bell Half Gallon (출처 Blue Bell Instagram)
Blue Bell Half Gallon (출처 Blue Bell Instagram)

3. 추억의 맛: 구관이 명관

민텔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슬롯존 맛을 추구함과 동시에 특정 맛을 자주 먹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브랜드 틸라무크의 볼틴은 "소비자는 새로운 맛을 시도하지만, 결국 본래 선호하는 클래식한 맛으로 돌아온다"라고 말했다.

슬롯존 브랜드는 클래식한 맛에 새로움을 추가하는 방식을 선택하여 프로모션하고 있다. 틸라무크는 슬롯존의 기본 중 하나인 초콜릿을 새롭게 해석한 독일 초콜릿(German chocolate), 브라우니(brownie batter), 초콜릿 헤이즐넛(chocolate hazelnut), 다크 초콜릿 쿠키앤크림(dark chocolate cookies and cream)을 출시했다. 초콜릿의 원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상승했지만, 초콜릿이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슬롯존 맛이기 때문이다.

제니스 슬롯존(Jeni’s Splendid Ice Creams)도 고급화와 추억의 맛 마케팅으로 방향을 잡았다. 오는 6월 6일 공개될 여름 라인업에는 스파클링 체리 파이맛(sparkling cherry pie), 스노우 콘 소르베맛(snow cone sorbet), 번트 오렌지 드림시클(burnt orange dreamsicle) 등이 포함된다. 제니스 슬롯존의 혁신 및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베스 스톨링스(Beth Stallings)는 "여름은 추억을 떠오르는 시간이고 우리는 이 방향으로 마케팅을 결정했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맛을 새롭게 재해석했다"라고 말했다. 제니스는 작년에는 로드트립을, 제작년에는 수영장을 테마로 추억의 맛을 재해석하여 출시한 바 있다. 스톨링스는 추가로 프리미엄에 대해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고급화 전략을 꾀한 맛이 더 잘팔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바닐라 맛이 베스트 셀러임을 언급했다.

가족 간의 유대감에 집중하는 슬롯존도 있다. 수요 소비층이 고령층인 블루벨은 가족 간의 유대감을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을 유도한다. 블루벨의 루이스는 "모든 세대의 슬롯존이다. 모두가 조부모의 집에서 (블루벨을) 먹은 경험이 있고, 그 경험은부모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Jeni's 신규 5종(출처 Jeni's Ice Cream)
Jeni's 신규 5종(출처 Jeni's Ice Cream)

4. 미디어 전략의 세분화

소비자의 미디어 취향이 점점 파편화됨에 따라 슬롯존 브랜드도 새로운 미디어 채널에 투자하고 있다. 블루벨(Blue Bell)은 일반적으로 고령층의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리니어 TV, 라디오, 페이스북에 집중하여 마케팅을 전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음 세대(젊은 세대)에 도달하기 위해 TikTok(틱톡)과 후루(Hulu) 그리고 스포티파이(Spotify)에 좀 더 접근할 예정이다. 루이스는 "현재 (브랜드의) 주요 데모그래픽이 틱톡 유저는 아니다. 그러나 틱톡 유저 세대가 자라고, 또 이들의 아이가 자라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겐다즈(Haagen-Daz)는 지난 2년 동안 NFL 드래프트(NFL Draft)와 NBA 플레이오프(NBA Playoff)에 광고를 집행했다. 하겐다즈의 제이븐은 "하겐다즈의 소비자들은 열성 스포츠 팬들이다. 하겐다즈의 소비자들은 판타지 스포츠 리그에 관심이 많고, 스포츠 이벤트에 스폰서로 참여하는 브랜드 제품을 더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에 NFL 드래프트와 NBA 플레이오프에 광고를 집행하여스포츠 팬들에게 도달하고자 했다. 동시에 하겐다즈 소비의 맥락과 연결하고자했다"라고 말했다. 하겐다즈가 2021년부터 진행하는 캠페인 <That;s Dazs는 소비자들이 슬롯존을 먹을 때 럭셔리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이 기사는 AdAge의 Erika Wheless가 작성한 <SUMMER ICE CREAM MARKETING-HOW BRANDS ARE HANDLING OZEMPIC, RISING PRICES AND OTHER THREATS를 번역, 각색한 것입니다.